중간부터 보기 시작해서 약 한 달동안 열심히 빠져있던 드라마 '질투의 화신' 이 끝났다.

이 드라마에 빠져 있는 동안, 그리고 지금도 느끼는 건데 나는 드라마에 빠지는 일이 잘 없지만

한 번 빠지면 너무 일상생활이 타격이 크다. 질투 때문에 이게 너무 심해서 앞으로는

드라마 조심해서 봐야겠다고 생각할 정도. 푹 유료결제해서 보기 때문에 방송 끝나고도 계속 다시보기하고

커뮤 댓글 트위터 글들 보면서 12시 넘기는 건 기본이요 (드라마는 11시 전후에 끝남에도) 새벽까지 깨 있었다.

OST들으면서 너무너무 설레어 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사진에 나오는 배경-15화 싸움씬-이 되는 곳에

즉흥적으로 직접 가보기도 했다. 직접 가서는 붕 뜬 마음을 어쩌지 못하고 서성였다.

 

 

스토리 자체는 일반적이거나 인기를 끌만한 소재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합이 너무 좋아서 눈과 귀가 호강했다. 아, 내 마음도.

드라마에 그렇게 빠지지 않는 편이라고는 생각하는데

최근에는 추석 때 다시보기로 본 '응답하라' - 박보검 루트를 타고 본 '구르미 그린 달빛' 그리고 '질투의 화신'까지.

증세는 질투가 가장 심하고 의외로 '구르미'는 폭 빠졌다가 금방 빠져나왔다.

질투의 화신 드라마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이야기 하고 싶다. (어디에 어떻게 해야 할 지는 모르겠지만.)

마지막화도 완벽했고 (방송사고인지 논란이 분분하긴 하지만)

뮤지컬 같은 결혼식 씬도 진부하지 않았다. 마지막 스페이스 정글 애니컷도 좋았고

띵또동동~하면서 한 화를 암시하는 소품 배열씬도 좋았다.

현실적이면서도 아기자기하게 꾸미려고 노력한 나리 집 인테리어도 좋았고

좀 욕먹어도 패셔니스타 이상한 옷 많이 입어주는 것도 보는 재미있었다. 여주가 화려해서

남주의 깜끔한 정장이 돋보이면서 잘 어우러지기도 했다. (여주의 헤어스타일은

끝까지 미스테리다. 아나운서 면접, 뉴스 장면에,화보 촬영 에서도 계속 물음표였는데 오늘 결혼식에서도

정말 물음표 물음표였다.) 소통왕 으로 시청자들 찡하게도 해주었고

매화 예상을 깨는 장면들도 좋았다. 젠더 역전을 통쾌하게 까지는 아니지만 시원하게 긁고 비틀어서 좋았다.

여자들끼리의 피곤한 기싸움이 없어서 좋았다. 악역이 없어서 좋았다. 서로 실망도 하고 화도 내지만

둥기둥기해주는 (사실은 없지만) 있을 것같은 직장도 좋았다.

주인공 둘의 케미와 연기가 다소 억지스런 설정과 대사들도 너무나 명장면으로 만들어 주었다. 작가도

배우들 연기를 보면서 어떻게 써야 할지 생각하면서 쓰는 거겠지?

좋은 걸 계속 나열하고 싶다. 짧은 대사들, 벤츠와 똥차를 오가는 남주. 너무 멋진 여주인공.

계방빨의 세같살.

현실에 있을 것 같지만 완벽한 판타지인 세계 속에서 설레는 기분을

오랫만에 느껴보았다.

반바지에 배꼽티. 뜨거운 태국에서 서울의 여름밤, 오르막길의 가을, 슈퍼앞의 겨울.

극 중으로는 겨울(크리스마스 이브)까지 갔지만 실제로 지금은 늦가을.

2016년 여름가을은 질투의 화신으로 기억될거다.

정말 정말 잘 봤다. 재미있었다.

끝나서 너무 서운하고 아쉽다. 흑흑흑흑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