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덕은 알리고 탈덕은 조용히' 라는 말이 있다. 없나? 있을 것 같은데. 아무튼.

팬질은 1년 남짓 한 것 같은데. 정확히 1년 한달 전이었던듯하다.

내가 늘 누군가를 덕질할 때 강조하는 게 '성실한 창작자' 인데

그게 충족되지 않으니 이렇게 쉽게 식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1년을 기다린 결과물이 너무 초라했고 아무리 스케쥴 탓, 소속사 탓을 한다고 해도 공연도

너무 과거복제(아니 작년 복제)란 생각이 들었다.

여러가지 계획을 내비치지만 실현되지 않았을 때 팬(=나)으로서 드는 실망감이

이런 거구나 생각했다. 좀 나같기도 하네 맨날 말로만 그러는 거.

무엇보다 자주 보이는 모습이나 짜놓은 판도 처음엔 '취향 아니지만 얼굴 보려고 본다' 였다가

점점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지경의 프로가 되어서 정기적 떡밥인데 내가 거부하다보니 이렇게 되었다.

콘서트도 가고 모 이벤트도 가고 했지만 아니구나 싶어서 크게 실망하며, 지금이 마침표 찍어야 할 때인것 같다.

 

 

 

중간부터 보기 시작해서 약 한 달동안 열심히 빠져있던 드라마 '질투의 화신' 이 끝났다.

이 드라마에 빠져 있는 동안, 그리고 지금도 느끼는 건데 나는 드라마에 빠지는 일이 잘 없지만

한 번 빠지면 너무 일상생활이 타격이 크다. 질투 때문에 이게 너무 심해서 앞으로는

드라마 조심해서 봐야겠다고 생각할 정도. 푹 유료결제해서 보기 때문에 방송 끝나고도 계속 다시보기하고

커뮤 댓글 트위터 글들 보면서 12시 넘기는 건 기본이요 (드라마는 11시 전후에 끝남에도) 새벽까지 깨 있었다.

OST들으면서 너무너무 설레어 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사진에 나오는 배경-15화 싸움씬-이 되는 곳에

즉흥적으로 직접 가보기도 했다. 직접 가서는 붕 뜬 마음을 어쩌지 못하고 서성였다.

 

 

스토리 자체는 일반적이거나 인기를 끌만한 소재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합이 너무 좋아서 눈과 귀가 호강했다. 아, 내 마음도.

드라마에 그렇게 빠지지 않는 편이라고는 생각하는데

최근에는 추석 때 다시보기로 본 '응답하라' - 박보검 루트를 타고 본 '구르미 그린 달빛' 그리고 '질투의 화신'까지.

증세는 질투가 가장 심하고 의외로 '구르미'는 폭 빠졌다가 금방 빠져나왔다.

질투의 화신 드라마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이야기 하고 싶다. (어디에 어떻게 해야 할 지는 모르겠지만.)

마지막화도 완벽했고 (방송사고인지 논란이 분분하긴 하지만)

뮤지컬 같은 결혼식 씬도 진부하지 않았다. 마지막 스페이스 정글 애니컷도 좋았고

띵또동동~하면서 한 화를 암시하는 소품 배열씬도 좋았다.

현실적이면서도 아기자기하게 꾸미려고 노력한 나리 집 인테리어도 좋았고

좀 욕먹어도 패셔니스타 이상한 옷 많이 입어주는 것도 보는 재미있었다. 여주가 화려해서

남주의 깜끔한 정장이 돋보이면서 잘 어우러지기도 했다. (여주의 헤어스타일은

끝까지 미스테리다. 아나운서 면접, 뉴스 장면에,화보 촬영 에서도 계속 물음표였는데 오늘 결혼식에서도

정말 물음표 물음표였다.) 소통왕 으로 시청자들 찡하게도 해주었고

매화 예상을 깨는 장면들도 좋았다. 젠더 역전을 통쾌하게 까지는 아니지만 시원하게 긁고 비틀어서 좋았다.

여자들끼리의 피곤한 기싸움이 없어서 좋았다. 악역이 없어서 좋았다. 서로 실망도 하고 화도 내지만

둥기둥기해주는 (사실은 없지만) 있을 것같은 직장도 좋았다.

주인공 둘의 케미와 연기가 다소 억지스런 설정과 대사들도 너무나 명장면으로 만들어 주었다. 작가도

배우들 연기를 보면서 어떻게 써야 할지 생각하면서 쓰는 거겠지?

좋은 걸 계속 나열하고 싶다. 짧은 대사들, 벤츠와 똥차를 오가는 남주. 너무 멋진 여주인공.

계방빨의 세같살.

현실에 있을 것 같지만 완벽한 판타지인 세계 속에서 설레는 기분을

오랫만에 느껴보았다.

반바지에 배꼽티. 뜨거운 태국에서 서울의 여름밤, 오르막길의 가을, 슈퍼앞의 겨울.

극 중으로는 겨울(크리스마스 이브)까지 갔지만 실제로 지금은 늦가을.

2016년 여름가을은 질투의 화신으로 기억될거다.

정말 정말 잘 봤다. 재미있었다.

끝나서 너무 서운하고 아쉽다. 흑흑흑흑

 

 

 

 

지난 추석을 기점으로 '응답하라 1988'을 보고(본 이유는 VOD가 무료라서) 박보검에게 입덕.

알고보니 요즘 '구르미 그린 달빛' 드라마가

인기가 많아서 완전 요즘 대세남이더라.

그동안 한 것은 일단 응팔을 택이 나오는 부분만 집중 반복해서 봤고, 늘 그렇듯 유투브 순례.

아직 구르미는 하이라이트 장면 말고 전체를 훑진 않았지만 한복 옷테며 표정들이 깜찍하여 부분부분 보았다.

붐바스틱은 하루 3회 이상 보고 있다. 

꽃담초 사서 마우스패드도 받았다.

구르미는 벌써 시작한지 한달이 되었고

응팔도 작년 이 맘때쯤 인기였던 듯 하다. 직장에서 동료들이 이야기하는 건 들었었는데

그 때는 한 번도 안봤음.

93년생이고 2002년에 열살이었다는데에 현타가 심하게 심하게 오지만 (만으로는 8~9살?)

그냥 젊고 상큼하고 때묻지 않고 어딜 갖다놔도 케미요정이고 좋은거다. 그냥.

 

응답하라는 너무 잘 만들어진 드라마라 이에 대해서도 써보고 싶다.(드라마를 많이 본 것은 아니지만)

응답하라는 시즌제가 아니지만 전작의 후광을 등에 업고 새로운 응팔 드라마를 시작할 때, 그 이점을 확실히 살릴 수 있는 것 같다.

일단 오디션 지원자들이 많을태고 응답 첫번째 때에 캐스팅에 어려움을 호소했던 것과는 달리 2편 (1999?였나? 잘 모름)에서는 

고아라 캐스팅 3편에서도 대세 혜리 캐스팅, 아마 그 밖에 남자 역할들도 캐스팅이 훨 쉽지 않았을까싶다.

그 밖에 다른 지원도 빵빵해서 세트며 고증에 의한 소품들, OST들도 매우 훌륭하게 잘 살린 것 같고 말이다.


혜리가 아닌 덕선은 정말 상상하기가 힘들다. 정말 혜리를 위한 딱 맞는 역할에 혜리 연기 너무 잘해놀랐다. 발랄하고 쾌활한 연기 뿐만 아니라 1화에서 인터뷰 하는 장면이나 감정 폭발시키는 씬들이나

정환의 고백을 듣는 씬들도 참 좋았다. 또 비쥬얼도 예쁘고 예뻤다. 응답 이후의 드라마가 잘 안된것 같아 안타깝다.

해피투게더에서 응팔 얘기하는데 정말 애교 뿜뿜에 귀엽더라. 

 또 드라마에서 덕선이-여주인공을 그리는 방식도 매우 좋았다. 

남자 상대역에게 알게 모르게 챙겨주고 있었다던가 죽을 끓여다 준다던가 하는 것은 식상한 에피고 

연애하면서 꽁냥꽁냥 나 예뻐?도 그저 흔한 에피소드인데

이걸 사랑받고 싶어하는 덕선의 마음에 대한 서사가 있었고 다소 지루하기까지한 반 친구- 반장의 간질 에피를 넣어

연애할 때에 남자에게만 향하는 친절함이 아닌 덕선이란 아이 자체의 성격도 따스하게 그려준 점이 좋았다.

캔디 캐릭터 특유의 컴플렉스 덩어리에 악만 쓰는 이상한 여자 아이가 갑자기 남주한테 끼부리는 것이 아닌 

본래 남을 잘 생각하고 챙기는 선한 성품이라는 것을 보여준 것이 좋았다.

주변 남자애들을 한 번씩 좋아하는 것도 당시에는 욕을 꽤 많이 먹었던 것 같은데 (나는 그런 경험은 없지만) 

늘 사랑받고 싶어하던 혜리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을 것 같은 충분한 설명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가장 모범적이고 이상적이라 지목했던 선우와 분위기를 조성하다가 6화에서 깔끔하게  쫑내버리고

다른 구도로 간것도 당시 시청자들은 충격이었겠지만 몰아서 보는 나로서는 6화가 딱 좋았던 것 같다. 선우는 너무 

이상적인 이미지라 (공부잘하고 모범적이고 회장이고) 안 될 줄 알았다.


나도 보면서 남편을 다소 무리하게 중간에 바꾼게 아니었나 생각했는데, 이건 제작진이 낚시하느라고 현재 남편의 분위기를

너무 이상하게 잡아서 그런 것 같고 현재 장면만 빼고 보면 택이 주인공이라는 자잘자잘한 느낌들은 계속 든다. 그러나 나 역시

택이 덕선의 대치점에 있는 성별이 다른 제 2의 주인공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딱히 커플이 되지 않아도 쌍문동 관계성 안에서 성장하면서 쌍문동 골목이 키운 아이의 이야기를 완성하는)

제1 주인공인 덕선은 정환과 될 것이라고 생각되는 지점들이 많긴 했다

그리고 연알못에 나이들어 피로한 어른인 나로서는 정환의 츤츤대는 지점들이 '십대구나...' 생각은 들었지만 역시 예쁘다 해주는

택이가 좋지 하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츤데레랑 잘 되겠지 뭐 했는데 다정한 택에게로. 아, 난 다정한 남자가 좋다.


마지막에 둘이 되고 나서 이영애 립스틱 장면은 좋은 연애가 사람=덕선=여자를 어떻게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지

보여주는 마음에 드는 에피였다. 한 사람의 예쁘다는 말이면 충분하고 그로인해 자신에 대해 전전긍긍하거나

자학하지 않는다. 사랑이란 좋은 것이구나. 늘 그렇게 한결같은 택이도 좋았고.


드라마 보면서 궁금해서 미리 스포로 다 읽어버리고 드라마 봤다. 그리고 박보검에 빠진거라서 아직도 전 에피를 본게 아니고

박보검 부분만 봐서 빠뜨리고 본 내용도 많음.ㅋㅋ 정환이나 선우 보라 에피는 거의 안 봄, ㅋㅋㅋ


구르미 때문에 '태양의 후예' 시청률을 검색해보았는데30퍼센트대가 넘고 막판은 거의 38?이던가 암튼 엄청난 숫자더라.

그 와중에 단 한 편도 안 본 나도 대단. 이러다가 내년에 빠지려나?ㅋㅋㅋ 그런데 워낙 군대, 권위, 이런거 싫어해서 안 본걸까.

송중기랑 박보검이 같은 소속사라더라. 송중기도 성균관 스캔들에서 진짜 예쁘다 예쁘다 하면서 봤었지.

송중기랑 여러모로 비슷하게 가는 거 같고 도미노 씨엪 같이 찍은 거 넘 귀엽더라.ㅋㅋ


암튼 응팔은 정말 잘 만들어진 드라마였더라. 막장 없이 훈훈하게 그린 점도 대단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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